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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플렉스 얼마나 벌까? 쿠팡 플렉스 파해치기

by 호기로운 생활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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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기로운 생활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쿠팡 플렉스입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원하는 요일, 언제나 자유롭게!​
쿠팡 플렉스
주당 평균 48만원 가능, 매주마다 바로 지급! (4월 4주 차, 배송 물량에 따른 정산 비용 기준임)​
전화번호 하나로 간편한 지원!
원하는 지역에서 초보도 부담 없는 배송!

 

당시 조금씩 쿠팡 플렉스를 필두로 개인 배달 서비스가 급물살을 타고 있었다.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싶었던 쿠팡은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바로 택배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 맨'이란 정규직과 다르게 '개인 사업자'란 계약 형식을 통하여 새로운 배송 구조를 만들어갔다. 따라서 내가 쿠팡 플렉스를 시작했던 땐 굉장히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던 때였고, 알바 구직 사이트에 시도 때도 없이 공고가 올라왔다. 



(오늘날까지 메인 페이지에 떠있는 구인 공고)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내가 원하는 시간', '내가 원하는 양' 만 일할 수 있다는 점!
대학원 진학을 마음먹었던 직후라 하루 종일 일하는 아르바이트는 부담이었으므로 가볍게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으로 다가왔었다. 무엇보다 당시 '시급 2만 원'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는데 거기에 혹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항상 택배를 받아만 봤지, 실제 배송하는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에 호기심도 작동했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과 너무 다른 영역이어서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별로면 그만하지 뭐" 가볍게 생각하고 첫 출근을 했다.
그렇게 한동안 푹 빠졌던 쿠팡 플렉스와 인연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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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구조 & 주 업무
 
엄밀히 따지면 쿠팡 플렉스는 아르바이트 즉, 고용관계가 아니다. 개인 사업자로 계약을 맺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쿠팡 택배 물품을 위탁받아 배송해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다. 때문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자차를 이용해야 한다 - 개인 자가용만 사용 가능 (트럭 X)
2) 유류비, 감가상각비 등 개인 부담
3) 매번 수수료가 변동된다 (즉 받는 금액이 고정이 아니다)

3번 경우엔 '장점'이면서 굉장히 큰 '단점'이다. 나중에 설명하겠다.

아무튼 개인 사업자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송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 쿠팡 플렉스는 기본적인 고용 노동법 등에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리고 자동차 보험 약관을 보면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피보험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대여한 때에 생긴 손해"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는다고 나와있다. 만약 배송 중 접촉 사고가 발생한다면 대물 / 자차 등 보상을 받지 못하여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 부분을 이후에 알았다. 하늘이 도왔기에 아무런 사고도 없었지 ㅠㅠ)

만약 쿠팡 플렉스를 하려는 사람이 있거든 이 부분을 반드시 생각하시길!!




(소풍 다니듯, 드라이브하듯이라고... 금수저 취미생활이라면 가능할 듯)


처음 신청은 알바몬 / 알바천국 등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업무 소개. 틀린 말은 없다)




(지원 과정도 초간단해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구글폼에 개인 인적 정보를 기입하고 보내면 수일 내로 문자가 온다.
지역 관련 오픈 채팅방 안내 문자를 받으면 경로를 통해 채팅방에 들어가면 된다. 채팅방엔 해당 지역 배송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오고 가니 중요하다. 심지어 원하는 일자 배송 신청 안내도 여기서 이뤄지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물론 너무 많은 사람들과 정보가 넘쳐대니 카톡 알림을 끄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쿠팡 플렉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다. 이는 배송에 있어 필수적이다. 배송해야 하는 물품 정보, 배송지, 남은 수량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증까지 완료해야 나중에 정산되어 수수료를 받는다. 다운 및 사용법도 추후에 다 안내가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업무 난이도는 어렵지 않다.

1. 지역을 배정받는다.
2. 해당 물건을 찾아 차에 싣는다.
3. 배송한다.
4. 귀가한다.

매우 간단한 과정이지만, 그 이면으로 들어가면 처음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 주의!!!
지역 배정 및 물건 할당 과정은 '캠프'마다 다르고,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었다.
따라서 절대적인 방법이 없다.


1. 지역 배정받기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빈 공간에 주차를 한다)

내가 시작했을 땐 '선착순' 배정이었다. 즉 창고에 도착해서 본부로 가면 온 순서대로 원하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었다. 지역은 보통 '아파트 단지', '상가 밀집 지역' 등으로 구분됐는데, 일찍 도착할수록 좋은 조건을 고를 수가 있었다. 배송해야 하는 물건 수량, 거리 등을 다 고려해서 최상 조건을 찾아야 했다. 초반엔 뭐가 무엇인지 몰라 고생했던 때가 기억난다.



(내가 배송해야 하는 장소가 어플에 표시된다) 1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이 바뀌었다. 너무 혼잡했던 터라 전날 미리 컴퓨터 엑셀 파일로 지역을 배정해준 다음 도착 시간을 구분해뒀다. 때문에 전날부터 내가 가야 하는 대략적인 지역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물품 수량은 도착해서 따로 배정을 받아야 했기에 여전히 긴장하는 마음으로 출근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최상의 지역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아파트 단지 (주차가 편하고 엘리베이터로 신속 이동 가능)
- 물류센터와 집 근처 (이동 시간 단축 및 유류비 절약)
-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많은 수량 배송 가능)
- 아파트 자동문이 없는 곳 (신속 이동 가능)


최악의 지역 조건은 이렇다.
- 엘리베이터 없는 주택가
- 주차할 곳 없는 역세권 상가
- 물류센터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 아파트 자동문이 있는데 경비원이 없거나, 비협조적인 곳


2. 물건 수령하고 차에 실기

배정받은 지역 코드가 적힌 롤테이너로 가면 내가 배송해야 하는 물품들이 쌓여있다. 작은 물품부터 큰 물건까지 완전히 무작위다. 크기와 상관없이 배송 수수료는 동일하기 때문에 부피가 큰 물건들은 기피하게 된다. 무거움을 떠나서 자동차에 넣고 빼기 힘들기 때문이다.

 

(롤테이너(RT)에 쌓여있는 물품들의 일반적인 모습)

롤테이너(RT)를 찾았으면 내 차로 가져와서 차곡차곡 넣으면 된다.
넣는 요령은 사람마다 다르더라. 하다 보면 각자 노하우가 생기는데 내 경우에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도를 보며 돌아다닐 지역을 파악한다] 
▶ [비슷한 아파트, 건물, 구역으로 물품을 구분한다] 
▶ [마지막 배송지부터 차량 안쪽에 적재한다]

비슷한 구역끼리 정리해 놓지 않으면 배송지에서 모든 물품들을 다 헤집어 찾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마지막 배송지부터 넣어야 꺼내기 편리하다. 










 

(모두 구역에 따라 구분하여 놔둔 것이다. 이후 순서대로 상차한다)

위와 같이 물품을 구역별로 분배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몇 번 해보면 익숙해진다. 본격적으로 스트레스받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바로 자동차에 싣는 일이다. 만약 물건량이 많지 않거나, 부피가 작으면 문제 될 것 없다. 그러나 물건 양이 많거나 부피가 큰 물건이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만약 차에 다 실지 못하면 배송하고 또다시 물류센터로 돌아와 물건을 실어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 물건 한두 개 때문에 시간과 유류비 모두 소비되는 상황이 닥치면 정말 짜증이 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신경 써서 적재해야만 한다. 공간 활용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순간이며, 가장 긴장되는 단계다. 

개인적으로 쿠팡플렉스 업무 중 제일 (심적으로) 힘든 동시에 완수했을 때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래 사진들은 극한으로 물건들을 실었던 사진들이다.


   


  




테트리스 게임하는 것처럼 빈 공간 없게 잘 쌓아 올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담는 날엔 70~80개를 실어야 하는데 그러면 정말 긴장하고 상차해야 한다. 




(필사적으로 넣다보면 예술의 경지까지 다다른다)


쿠팡 플렉스를 하다 보면 없던 분노가 생기곤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부피가 큰 물건이다. 위에서 보았다시피 자가용 적재 공간은 한정적이라 많은 물건을 다 싣는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 커다란 물건을 주문해 놓으면 가슴속에서 화가 느껴진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원래 큰 물품은 그렇다 치자. 그런데 물건은 코딱지만 하면서 박스 크기만 큰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 경우는 정말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다...

  
  

위와 같은 물품들은 최악이다. 특히 쿠팡 박스는 '과대 포장'으로 최악 중에 최악이다. 그래서 쿠팡 플렉스는 육체노동인 동시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한 직업이다. 아무튼 당시 저 위닉스 공기청정기는 정말... 저거 때문에 몇 번이고 물품들은 쌓고 내려놓았는지 모른다. 고객님. 잘 쓰고 계시죠??


3. 배송하기

물건을 모두 실었으면 본격적인 배송을 시작한다. 나는 네이버 지도를 통해 배송지까지 이동하고 그 후는 쿠팡 플렉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송했다. 

아파트 단지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 물론 경비 아저씨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쿠팡 플렉스라고 하면 대게 단지 출입은 가능하지만, 각 아파트마다 굳게 닫힌 자동문은 각 정책에 따라 다르다. 

1) 마스터키 빌려주는 유형 
: 난이도가 제일 쉽다.
2) 일일이 경비실에 호출하는 유형 
: 경비 아저씨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있다.
3) 고객에게 연락해야 하는 유형 
: 경비가 없거나 부재중일 때 사용. 복불복이다.

아파트 단지의 단점은 '엘리베이터'다. 육체적으로 덜 힘들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배송할 때 1분 1초가 급해서 뛰어다니게 되는데, 고층 아파트 경우 엘리베이터가 18층, 23층 등 높은 위치에 있으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뿐만 이랴, 거주민들이 타고 내리기 때문에 배송 속도는 더 느려진다. 정말 마음이 답답해진다. 특히 5일장, 분리수거 날, 아이들 하교 시간, 퇴근 시간엔 지옥의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펼쳐진다. 거주민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눈치가 보여 각 층에 잠깐 멈춰 서 배송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엘리베이터는 이래저래 신경이 많이 쓰임으로 양날의 검이 된다.

   

처음에는 손으로 옮기다가 후에 쿠팡 플렉스를 통해 알게 된 아저씨가 준 카트를 끌고 다녔다. 손으로 들고뛰는 게 속도 면에선 빠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옮길 수 있는 카트가 있는 게 훨씬 도움이 됐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에선 그 위력이 더 강했다. 위 사진처럼 무게가 많이 나가는 생수, 음료수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카트가 없으면 하나씩 손으로 들어야 하기에 굉장히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쿠팡 플렉스를 제대로 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손 카트 구매를 추천한다.


 
배송지에 도착하면 문 앞에 두고 쿠팡 플랙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고객에게 사진이 전송되며, 전산으로 처리돼 급여에 반영된다. 찍을 땐 호수가 잘 나오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거 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누군가 오배송을 해서 다시 회수하러 가야 하는데 사진 속 호수가 안 보여 한바탕 카톡 방이 난리 났던 적도 있다.

배송은 육체적으로 힘은 들지만 크게 어려운 일은 없다. 다만 처음 가보는 곳 중 지하주차장 또는 단지 내 호수가 미로처럼 복잡할 때 길 찾기 힘든 경우가 있다. 쿠팡 플렉스 애플리케이션 내 지도와 실제 아파트 동 호수가 다른 사례도 꽤 있어 길을 헤맸던 적도 많다. 이럴 땐 네이버 지도 참고 또는 거주민에게 물어볼 수 있다.


4. 귀가

모든 배송이 끝나면 텅 빈 자동차를 끌고 집으로 향하면 된다. 자율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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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에피소드

(1) 쿠팡 기업의 횡포. 치사하기 그지없는 수수료 갑질
: 초창기는 인력 풀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이 이뤄졌다. 그 예로 물건 하나 배송할 때마다 2,000원 수수료가 제공됐다. 정말 엄청 높은 금액이었다! 이때만 해도 시급 2~3만 원이 불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프로모션 추가 금액은 사라졌고 기본 금액인 750원이 됐다. 초기에 비해 낮은 금액이었지만 원래부터 책정된 기본 금액이었기에 대부분 수긍하는 듯했다. 그러나 쿠팡의 욕심에 의해 사달이 났다. 어느 날 미리 공지 없이 기본 금액을 750원에서 700원으로 낮춰버린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일을 계속하고 싶으면 기본금이 700원으로 변경된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했다. 본래 계약서에 명시된 750원은 휴지 쪼가리로 만들어 버리고 반강제적으로 700원으로 수수료를 떨어트린 것이다. 속절없이 당한 사람들은 분노했고, 나도 기업의 횡포에 아연실색했다. 뉴스에서 대기업 갑질 논란 등을 보긴 봤어도 이렇게 당해보긴 처음이었다. 하지만 우린 '개인사업자'에 불과하여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란 논리로 마음에 안 들면 재계약하지 말라는 식이었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친기업적 마인드에서 친노동자 정책을 지지하게 됐다. 이야... 돈 앞에서 정말 치사하더라. 결과적으론 대규모 반발 앞에서 쿠팡은 이 정책을 철회하고 다시 750원으로 바꿨다. 하지만 난 쿠팡과 손절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됐다. 


(2) 주간 배송? 야간 배송? 심야 배송? 당일 배송?
: 쿠팡 플렉스가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되고, 마켓 컬리의 새벽 배송이 성장함에 따라 쿠팡도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존의 '주간 배송' 말고도 '야간 배송', '심야 배송', '당일 배송' 등 변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각 배송 시간이 상이하며 수수료도 달랐다. 나는 주로 주간 배송을 했지만, 새벽까지 배송하는 '심야 배송'과 '당일 배송'을 딱 한 번씩 해봤다. 심야 배송은 새벽 1~3시에 걸쳐 배송하는 것인데 장/단점이 명확하다. 일단 새벽이라 사람이 없어 배송지까지 이동,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매우 단축된다. 동시에 경비 아저씨가 99% 수면을 취하고 있어 아파트 내 진입이 극도로 어렵다.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도 꽤 크다. (주간 배송에 비해서 돈도 조금 더 높아 메리트가 없다) 따라서 딱 한 번만 경험 삼아 해봤었다. 
 
(3) 2회차는 기본. 야간까지 배송하다
: 물량에 욕심을 가지면 추가 배송지를 할당받을 수 있다. 수수료가 높은 날이나, 돈 욕심이 생기면 어김없이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넓은 광역을 혼자 돌기도 했고, 2번 나눠서 배송을 완료한 적도 있다. 밤 10시 가까이 총 9시간 배송만 했던 때도 있었다. 어두운 밤을 가르며 배송하는 기분은 참 싱숭생숭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과 반대로 배송하고 있는 내 모습이 대비될 때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4) 빈부격차를 직접 목격하다
: 배송 지역에 따라 빈부격차를 극명히 느낀다. 엘리베이터의 외형, 성능부터 잘 사는 아파트와 못 사는 아파트에서 차이가 확실하다. 심지어 냄새까지 다를 때도 있다. 서로 다른 수준의 공간을 동시 체험하는 것은 흥미로우면서 나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한다. 나는 앞으로 어디서 살 수 있을까? 소득이 행복은 아니라지만, 상대적인 박탈감 및 빈곤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선 '돈'의 중요성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택배업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초라해졌다. 어떤 할머니는 나를 보고 "아직 어린데 왜 이런 일해?" 핀잔을 줬다. 할머니의 오지랖이 유독 싫어지는 밤이었다.

(5) 감사한 아저씨
: 쿠팡 플렉스를 하면서 알게 된 아저씨가 있다. 50대 정도의 연배이신 아저씨는 경비 일을 하며 투잡으로 쿠팡 플렉스를 하고 계셨다. 내 또래의 아들이 있어서인지, 스스로 용돈을 벌려는 모습이 기특해서인지 몰라도 여러 방면 도움을 주셨다. 일단 손 카트를 빌려주셨고, 물건이 너무 많아 한 번에 다 못 가져갈 때 내 물건을 대신 실어주셨다. 정말 정말 큰 도움이었다. 이 지면을 빌어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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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점 & 단점


◈         장점        

▶ 혼자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 원하는 날짜에만 일할 수 있어 자유롭다.
▶ 내가 일한 만큼 정직하게 돈을 벌 수 있다.
▶ (초반엔) 재미있다.
▶ 뛰어다니면 나름 운동도 된다.
▶ 운전 실력이 월등히 향상된다!!! (중요)
▶ 색다른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다.
 

◈         단점        

▶ 추울 땐 추운 데서 일하고, 더울 땐 더운 데서 일한다.
▶ 신청한다고 다 일하는 게 아니다. 선발되어야 한다.
▶ 배송 물품의 수량과 종류 등이 복불복이라 안정적이지 못하다.
▶ 사고에 관련하여 보호받지 못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지역마다 난이도가 다르다.
▶ 경비원, 거주민들의 갑질로 기분이 상할 때가 종종 있다.
▶ 유류비, 차량 수리비 등을 지원받지 못한다.
▶ 물건을 얼마나 험악하게 다루는지 알게 되어 앞으로 쿠팡 전자제품 배송을 주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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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 초기에 프로모션으로 개당 2,000원의 수수료를 받다가 나중에 750원으로 바뀌니 매우 불만족스러웠다. 사람 심리라는 게 참 간사해 처음 많이 받으면 그 금액에 익숙해져 750원엔 지원 신청을 안 하게 됐다.

- 수수료가 정해져있지 않고 매번 변동된다. 수요와 공급을 수수료 변화로 조절하려는 것 같은데, 내가 그만둘 때쯤은 계속 750원을 유지했다. 위에서 수수료 변동이 단점이라 설명했는데 쿠팡 본사 마음대로 수수료를 결정하니 그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상대적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750원으로 배송하고 있었다. 그러나 배송자가 부족해 추가 모집을 하면서 개당 900원으로 높아졌다. 그러면 추가 모집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같은 시간에 똑같이 배송하지만 나는 750원, 그 사람은 900원씩 받는다. 불공평해 일할 맛이 안 났다.


- 처음 배송을 하면 재미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 대한 회의감이 찾아온다. 단순 물건을 배송하는 일이기 때문에 교육적이거나 생산적이지 못하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답답한 느낌도 있다. 유사하게 언제든지 버려지기 쉬운 노동력이란 불안도 느꼈었다.

- 배송 정책, 수수료 정책, 지역 배정 정책 등 캠프마다 다르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시스템이 바뀐다. 나는 사람을 가지고 노는 듯한 약 올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운전 실력이 정말 향상된다!! 쿠팡 플랙스 전엔 운전하기 전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몇 달간 배송을 위해 운전하다 보니 그 공포가 싹 사라졌다. 어찌 보면 쿠팡 플렉스의 최고 업적은 운전 실력 향상이 아닐까 싶다. 

- 40 ~ 60개 상품을 배송할 때 보통 4 ~ 5시간 소요되는 것 같다. (이동, 상품 분류, 상차, 배송, 귀가시간 포함)

- 쿠팡 플렉스 총 급여를 공개한다!!













 

총 2,731개 배송하여 세전 3,245,600원을 벌었다. 
프로모션에 따라 금액이 정말 천차만별이다. 총금액에 배송 개수를 나눠보면 평균 한 개당 1,188원꼴이다.
나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쿠팡플 쿠팡 플랙스 급여는 1일부터 15일 일한 건 당월 25일에 입금되고, 16일부터 말일까지 일한 건 익월 10일에 입금된다.
급여에 대한 문의는 flexpay@coupang.com / 02-6150-4043 / 5626 / 4232에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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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가을부터 시작해서 한창 추운 겨울에도 꾸준히 했던 쿠팡 플렉스. 초창기여서 공격적인 프로모션 덕분에 실력에 비해 좋은 수익을 내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최근엔 최저 수수료만 지급하는 듯하고, 결정적으로 물류 창고가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 더 이상 하기 힘들어졌다. 정말 다양한 물품들을 배송하면서 수많은 삶의 공간에 들어가 봤다. 그 자체로도 삶의 공부이자 큰 자극이 됐다. 또한 나는 비록 아르바이트로 하고 있지만 이것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타다'의 등장으로 택시산업이 휘청거렸던 것처럼 드론 택배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데 일개 택배기사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 불안했다. 산업 구조의 변동에 취약한 업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물류 센터에 가까이 살거나, 하루 약 4~5시간 자유시간이 있거나, 운전에 자신이 있거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러나 프로모션 없는 상태의 쿠팡 플랙스는 유류비, 차량 유지비, 위험 감수 등을 고려해봤을 때 큰 장점이 없어 보인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남기길 바란다.
[출처] [솔직 후기 9] 7개월간 총 2,731개 배송. 쿠팡 플렉스 후기 (feat. 상세 수입 내역 공개)|작성자 meena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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